[광주FC서포터즈 '빛고을'] 이운재의 선방쇼와 유동민의 발견

올 시즌 광주의 첫 야간 홈경기. 평일 야간인데다가 컵 대회라서 그런지 평소보다 관중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강원과의 원정경기에서 0:5의 대패, 그리고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안타까운 0:1의 패배. ‘그깟 종이컵 대회’라고 위로해보지만, 어쨌거나 사실상 광주에게 컵 대회의 선전은 이미 물 건너간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에서 시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전술을 사용해 보거나, 새로운 선수를 투입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컵 대회의 중요성과 재미 역시 함부로 치부해 버릴만한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날 전남과의 경기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사실 광주 팬의 입장에서 전반전은 참으로 지루한 경기였다. 나름대로 공격을 시도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공을 돌리고, 호시탐탐 상대 수비진의 허점을 파고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계속 상대의 수비에 걸리고 말았다. 전남 역시 광주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그들 역시 골을 위해서 열심히 공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광주의 수비벽에 걸리고 말았다. 전반 33분 전남의 코니 선수가 한 골을 넣어서 전남이 한 골 차의 리드를 이어갔지만, 그 골을 제외한다면 전남이 광주보다 나은 플레이를 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다만 광주 입장에서는 박기동 선수가 허벅지 부상으로 인하여 조기 교체된 점이 아쉬웠다.

  후반 역시 양팀의 플레이 스타일은 비슷했다. 그러나 후반의 경기 흐름을 확 바꿔놓은 선수가 있었으니, 그는 주앙 파울로도, 김동섭도, 이승기도 아닌 유동민 선수였다. 사실 유동민 선수는 박기동 선수와 김동섭 선수에 가려서 제대로 된 경기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다. 그러나 U리그의 스타로 떠올랐었고, U리그의 활약으로 인하여 14명의 우선 지명 선수로까지 뽑히게 된 신데렐라 같은 선수다. 또한, 큰 키와 다부진 체격이 가장 큰 장점인 선수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유동민 선수에게 제대로 주어진 기회는 전혀 없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사실 유동민이 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찬스(?)가 있기는 했다. 바로 대구와의 개막전 경기였는데, 경기 종료 직전 주앙 파울로가 환상적인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며 슈팅까지 연결했던 장면이 있었다. 당시 파울로의 반대편에는 유동민 선수가 있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사실 파울로가 굳이 무리하면서까지 슈팅을 날릴 필요는 없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반대편에서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었던 유동민 선수한테 패스를 해 줬더라면 유동민 선수는 손쉽게 득점에 성공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앙 파울로는 본인이 슈팅하는 것을 택했고, 결국 골에 실패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앙 파울로의 환상적인 드리블과 아쉽게 실패한 슈팅에 주목했겠지만, 유동민의 입장에서는 골을 넣을 수 있는 최상의 찬스를 날려버린, 다시 봐도 너무나 안타까운 장면이다. 만약 그 찬스에서 파울로가 유동민에게 패스를 해주고 유동민이 골을 성공시켰더라면 유동민의 팀 내 입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굳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파울로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하여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유동민은 그라운드에 나타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그를 아는 많은 팬들은 그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에게도 드디어 이 날 경기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선발 출장은 아니고 후반 교체 출장이었다. 그러나 그가 교체되어 들어오면서 광주의 플레이는 눈에 띄게 공격적으로 변화했다. 김동섭과의 연계플레이도 매우 좋았고, 특히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과 제공권 장악, 그리고 포스트 플레이에서 유동민 선수는 단연 눈에 띄었다. 도대체 저런 선수에게 왜 이제까지 그토록 기회를 주지 않았는지 감독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그만큼 유동민 선수의 플레이는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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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활약을 보여준 유동민 선수



유동민이라는 새로운 활력소가 들어오면서 광주의 플레이는 훨씬 공격적이 되었다. 하지만 공격적인 플레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전북전과 같은 막무가내식 공격은 아니었다. 팀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공격이었다. 동시에 수비에 허점이 생기지 않게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무튼 이후 광주의 슈팅은 빗발치기 시작했고, 전남은 광주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해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 결국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라는 말처럼 결국 광주에게도 기회는 왔다.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그러나 오늘 경기의 페널티킥은 김동섭 선수가 아닌 주앙 파울로의 몫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주앙 파울로는 페널티킥 실축을 범하고 말았다. 지난 전북전에서 보여준 김동섭 선수의 페널티킥 실축이 또 다시 오버랩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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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앙 파울로의 페널티킥 실축 장면


하지만 광주 선수들은 전북전과 같이 페널티킥 실축 이후에 우왕좌왕 하지 않았다. 주눅들지 않고 더욱더 공격의 고삐를 조였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상대팀 수문장 이운재 선수의 선방은 빛났다. 굳이 페널티킥 선방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그의 눈부신 활약은 충분히 칭찬 받을 만 했다. 두 개의 골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의 Man of The Match에 이운재 선수가 뽑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운재 선수의 활약에 대해서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무리 나이가 많고 몸이 무거워졌지만, 이운재는 이운재였던 것이다. 기록상으로도 슈팅수에서 18대 7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광주가 우세했다. 결국 이운재 때문에 우리가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전남이 이겼다는 것 자체가 이상할 정도다.

  아무튼 몇 차례의 결정적인 상황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은 전남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골만 들어갔더라면 충분히 경기를 뒤집어 볼 수 있는 분위기였는데, 항상 그랬듯이 마지막 2%가 부족한 경기였다. 지독한 골 가뭄이다. 나름대로 경기가 진행될수록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들이 조금씩 채워지고 있는 것을 느끼지만, 지독한 골 가뭄은 최소한 아직까지는 채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확실히 이날 경기는 골을 넣지 못한 것 빼고는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었다. 처음으로 페널티킥 실축이라는 상황을 맞이하고 우왕좌왕하며 대량실점을 했던 전북전의 모습이 상당부분 고쳐졌다. 선수들의 정신력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에서 이것은 확실히 칭찬해줘야 할 부분이다. 또한 앞에서 말했듯이 유동민이라는 새로운 자원을 발견했다. 그의 큰 키와 체격을 잘 이용하면 앞으로도 충분히 좋은 기회를 많이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최만희 감독 역시 경기 후에 유동민 선수의 활약에 대해서 합격점을 줬다.

  그리고 이용 선수 외에는 이렇다 할 자원이 없었던 중앙 수비수 자리에 김은선 선수가 처음으로 기용되어 무난한 활약을 보여줬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최만희 감독은 김은선 선수와 유종현 선수가 각각 남준재 선수를 놓쳤던 두 번째 골 장면과 코니를 막지 못했던 첫 번째 골 장면 외에는 괜찮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덧붙여서 이들의 활약 덕분에 최만희 감독은 앞으로 공격과 수비자원을 활용하는데 있어서 선택 가능한 경우의 수가 많아지게 되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인터뷰 기사를 쓰기 위해서 몇몇 선수들을 직접 만나보았고, 그들을 통해서 주전 경쟁에 대한 부담감과 마음고생을 여러 차례 들을 수 있었다.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들은 하나같이 선발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문제는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닐지라도 그것을 숨기면서까지 경기에 출전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몇몇 선수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대학에서 날고 기었던 선수들이 프로에 들어와서 벤치 워머로 전락했다는 생각에 더욱 더 조급한 마음이 들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우리 팀은 벤치 워머라는 것이 없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얇은 스쿼드 때문이다. 또한, 소위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가 크지 않다는 점도 그 이유 중 하나이다. 박기동과 김동섭에만 의존했던 공격라인에 박기동의 부상 대신에 유동민이 투입되어도 큰 무리가 없었다. 그만큼 우리 선수들의 기량차이는 말 그대로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확실히 우리 팀은 다른 팀에 비해서 얇은 선수층을 가지고 있다. 리그와 리그컵, FA컵 등을 병행해서 소화하기에는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부상 선수가 나오기라도 하면 더 큰 일이 발생한다. 결국 그 얇은 선수층 덕분에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선수들의 입장은 그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조급해져가고 무기력한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선수들이 부디 그러한 생각을 버리고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뛰기 싫어도 언젠가는 뛰어야 할 상황이 온다. 벌써부터 ‘혹사’당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선수들이 있으니, 분명히 그들에게도 기회는 온다. 긍정적인 생각을 해줬으면 한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주앙 파울로의 페널티킥 실축 상황이다. 아무리 실축 이후에 전북전에 비해서 나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하지만, 페널티킥 실축 상황이 안타까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왜 주앙 파울로를 키커로 선정했는지에도 의문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사실 이 날 경기의 페널티킥 상황에서 감독이 생각했던 키커는 이승기 선수였다. 아무래도 전북전에서 실축을 범했던 김동섭 선수에게 곧바로 페널티킥을 차게 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경기에서는 이승기 선수를 낙점했던 것이다. 그런데 페널티킥 상황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주앙 파울로 선수가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며 자신이 페널티킥을 차겠다고 했던 것이다. 감독 입장에서는 이승기 선수를 키커로 생각했지만,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주앙 파울로의 사기를 떨어뜨리면서까지 이승기 선수에게 페널티킥을 차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페널티킥은 주앙 파울로의 몫이 되었고, 아쉽지만 그는 실축을 범했다.

  결과론적으로 놓고보면 왜 감독의 생각대로 가지 않고, 파울로에게 페널티킥을 맡겼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전북전에서 골맛을 봤던 파울로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자신감이 상승해서 페널티킥을 차보겠다고 했을 것이고, 감독의 입장에서도 파울로의 경기력이 많이 상승했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에 충분히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파울로 대신에 이승기 선수가 페널티킥을 차서 골이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그 골과 파울로의 자신감을 맞바꾸는 결과가 되었을 것이므로 최만희 감독의 선택이 무조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론, 이승기 선수가 페널티킥을 차서 실축을 범해버렸다면 파울로의 자신감과 이승기 선수의 자신감이 동반 하락하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을 것이다. 속 편하게 이운재 선수의 선방에 대해 칭찬해주고, 파울로의 운이 따르지 않았음을 안타까워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이제 다가오는 일요일에는 FC서울과의 리그 경기가 광주 홈에서 치러진다. 사실 전남전에서 최만희 감독은 몇몇의 선수를 쉬게하며 FC서울전을 대비했다. 이용, 안성남, 정우인, 박희성을 쉬게하였고, 결정적으로 우리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철벽수비의 마침표를 찍어주는 박호진 선수에게 휴식을 줬다. 아무래도 전남전은 이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 명단이 짜여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이번 주말 서울전을 대비해서 최만희 감독은 직접 서울과 울산전을 관람했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나고야 전도 분석해 보았다고 한다. 연패를 하고 있지만 광주FC에게는 충분히 희망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분명히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과 경기력은 골 결정력을 제외하고는 모두 좋아지고 있고, 서울전은 주말 홈 경기라서 관중들의 응원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결정적으로 ‘관 때문이야’라는 유행어처럼 ‘황보관 매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우리 선수들보다 ‘황보관 매직’을 더욱 더 기대해본다. 그는 충분히 우리 광주FC에게 승점 3점을 안겨줄 수 있는 명장이다. 필자는 전적으로 그를 신뢰한다!

  마지막으로 오늘 부상으로 조기 교체된 캡틴 박기동 선수에 대한 걱정이 있다. 광주의 최전방을 책임지는 캡틴이 쓰러졌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아직 제대로 된 검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무쪼록 그의 부상이 경미한 부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그가 서울 전에 출전한다면 더욱 더 좋을 것이다. 그의 빠른 회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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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에 목말라 있는 우리 선수들에게 질책보다는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자.


연패를 하고 있지만, 우리 모두 당장의 결과만 놓고 왈가왈부 하기보다는, 어린 나이에도 팀의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캡틴 박기동 선수와 최만희 감독 그리고 심한 성장통을 이겨내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노란 병아리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자. 팬들의 조건없는 사랑이야말로 그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다.

[출처] 광주FC 서포터즈 '빛고을' - 이운재의 선방쇼와 유동민의 발견 
            -광주FC 서포터 정시내(사진), 광주FC 명예기자 박양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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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광주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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